제로웨이스트 제품 사용이 에너지 소비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
제로웨이스트 소비의 전환이 에너지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전 세계는 지금 에너지 위기와 기후 위기라는 이중의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다.
전력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은 여전히 과도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에너지 절약’이라 하면 전등을 끄거나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수준의 실천을 떠올린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 자체를 바꾸는 데 있다
바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제품의 사용이 그것이다.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설계된 제품이지만, 그 효과는 쓰레기 감축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이런 제품은 생산, 유통, 소비, 폐기 전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한다.
특히 생산 에너지와 수송 에너지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다회용 사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전체 자원 사용량과 에너지 소비량 모두를 줄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이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이는 다시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제로웨이스트 제품 생산 단계에서의 에너지 절약 효과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설계 단계부터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에너지 소모를 줄이도록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일회용 제품이나 과도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제품은
제조 과정에서 다량의 전기, 열에너지, 원료 가공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반면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소재의 단순화, 공정의 간소화, 재생 자원의 활용을 통해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를 줄인다.
플라스틱 병 1개를 신규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100이라고 했을 때,
이를 재활용 원료로 만들면 약 30~40수준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 빨대나 유리 용기 같은 다회용 제품은 처음 생산 시 일정량의 에너지가 소모될지라도
수백 번 반복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품 하나당 에너지 소비 효율이 월등히 높다.
또한,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은 신규 자원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은 재활용 시, 원광석을 채굴해 제련할 때보다 최대 95%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제로웨이스트 제품의 생산은 단지 자원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전체 에너지 시스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에너지 절약형 생산모델’이다.
즉, 이러한 제품의 사용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산시키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진다.
제로웨이스트 제품의 유통과 소비 단계에서의 에너지 소비 감소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유통과 소비 단계에서도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소비 방식은 제품을 포장하고, 매장에서 진열하며, 대량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반면,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포장 최소화 또는 무포장, 현지 생산·판매 구조, 직거래 중심의 유통 모델을 지향하기 때문에
이러한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예를 들어 리필 스테이션에서 샴푸나 세제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매번 새 플라스틱 용기를 사지 않아도 되며,
이는 곧 제품 생산량 감소 → 수송 에너지 감소 → 폐기물 처리 에너지 감소라는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만들어낸다.
또한, 플라스틱 포장재의 생산과 수송에는 석유 기반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투입된다.
플리스틱 포장재 1kg을 만드려면 평균 70~80메가줄(MJ)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장거리 물류 수송은 운송수단(트럭,선반,항공기)의 연료 소비로 직결된다.
지역 제로웨이스트 마켓이나 공정무역 매장을 통해 유통되는 제품은 장거리 물류 수송을 최소화하며,
이는 연료 소비 절감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동남아에서 생산한 플라스틱 포장 식품을 한국까지 들여오는 경우,
해상 운송과 내륙 운송을 합쳐 제품 1kg당 0.5~1kg의 CO₂가 배출된다.
반면, 제로웨이스트 로컬 매장에서 현지 생산 제품을 무포장으로 판매하면 이런 물류 에너지가 사실상 사라진다.
한편 소비자 입장에서 다회용 제품은 장기적으로 비용과 에너지 소비를 동시에 절약할 수 있는 수단이다.
예를 들어, 스테인리스 텀블러의 생산에는 일회용 종이컵 50개를 만드는 것보다 많은 에너지가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텀블러를 300번 사용하면, 종이컵을 그만큼 반복 생산, 수송, 폐기하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약 7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이런 '에너지 균등화 효과'는 다회용 식기, 장바구니, 리필형 화장품 용기 등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일반 제품 폐기 및 제로웨이스트 제품 재사용 단계에서의 에너지 절감 효과
제로웨이스트 제품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폐기 이후까지도 에너지 절약 효과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이 폐기되면, 쓰레기를 소각할 때는 1톤당 평균 400~600kWh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특히 쓰레기를 소각할 때는 전력과 연료가 모두 소모되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까지 배출된다.
매립의 경우에도 매립장 유지, 관리, 침출수 처리 등에 지속적으로 전력이 사용된다.
그러나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폐기’ 대신 ‘재사용’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어,
폐기 처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리병을 재사용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고, 수거 후 세척하여 재사용하면
신규 병을 만드는 것 대비 약 7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재활용 효율이 높은 소재(예: 금속, 유리, 고밀도 플라스틱 등)를 사용하는 제품은,
일반 쓰레기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재가공이 가능하다.
이처럼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폐기물 자체를 줄이는 동시에,
폐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와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재사용 문화가 확산되면 사회 전체의 에너지 수요가 줄고, 탄소중립 달성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한 사람이 매년 다회용기를 사용함으로써 절감하는 에너지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실천할 경우 그 에너지 절감량은 국가의 전력 소비에 영향을 줄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
결국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폐기 단계에서까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지속 가능한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