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y-days

“왜 샀지?”라고 되묻게 만든 소비의 흔적들나는 어느 날 집 안의 물건들을 천천히 훑어보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걸 왜 샀지?” 당시에 분명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들인데,지금은 사용하지 않거나, 존재 자체를 잊고 있던 물건들이 많았다. 서랍 속에 처박힌 화장품 샘플, 이벤트로 받은 머그컵,반짝이는 디자인에 끌려 구입한 장식품,계절이 지난 옷들, 유통기한이 지난 건강식품들까지. 그 물건들을 보며 나는 ‘불필요한 소비’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내가 무심코 반복해온 일상의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걸 깨달았다. 소비는 언제나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는 충동, 피로, 외로움, 비교심리처럼 감정의 결과물인 경우가 훨씬 많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은 날엔 의미 없는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꼭 필요하..

습관의 시작은 사소한 선택에서 비롯된다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처음 접했을 때,대부분의 사람은 ‘나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부터 한다.실제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써야 한다’,‘장바구니를 꼭 챙겨야 한다’, ‘포장 없는 상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처음엔 번거롭고 피로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반복을 통해 불편함을 익숙함으로 바꾸는 존재다. 내가 처음 다회용 용기를 들고 음식점에 갔던 날을 떠올리면,그 어색함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하지만 그 후 몇 번만 반복하니자연스럽게 다회용 용기로 포장을 하게 되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큰 결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이런 아주 사소한 생활 속 선택에서 시작된다. 심리학적으로도 이는 ‘마이크로 루틴(micro-routine)’이라 불..

옷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재구성’하는 일 우리는 하루의 시작을 옷장에서 시작한다.하지만 옷이 많을수록 오히려 “입을 게 없다”는 생각이 더 자주 들곤 한다.그 이유는 우리가 소유한 옷이 아니라,의미 없이 반복된 소비가 만든 혼란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제로웨이스트 관점에서 옷장을 바라보면, 단순히 ‘옷을 줄이자’는 접근이 아닌,소비의 기준과 순환의 흐름을 재정의하는 것으로 바뀐다. 우리가 옷을 사는 이유는 단순히 필요해서가 아니다.심리적인 보상, 유행, 비교, 충동 같은 요소들이 소비를 유도한다. 그 결과 쌓인 옷들은 실제로는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고,불필요한 쓰레기로 전락한다.지금은 ‘얼마나 많은 옷을 가졌는가’가 아니라,‘어떤 기준으로 소유하고 활용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시대다.이제..

환경을 위한 실천에서 나를 위한 실천으로제로웨이스트는일반적으로 ‘환경 보호’, ‘지구를 위한 실천’으로 여겨진다. 그래서일까,제로웨이스트는 종종 ‘희생’이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가능한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하지만 제로웨이스트를 조금 더 오래 실천한 사람들은이 생활 방식이 결국 나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내가 쓰는 물건 하나하나에 집중하고,소비 습관을 천천히 들여다보며,일상 속 쓰레기 양을 줄이는 과정은 단순한 실천이 아니다.그건 내가 사는 방식을 점검하고,더 좋은 방향으로 삶을 재조율하는 기회가 된다.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것을 중심에 두는 삶은 지구뿐 아니라나 자신에게도 안정감과 명료함을 준다.제로웨이스트는결국 ‘지구만이 아니라 나를 위한 환경운동’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