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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실내인테리어에서도 실천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by 제로데이즈 2025. 7. 28.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 왜 공간에도 적용되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제로웨이스트를 이야기할 때 ‘소비 습관’이나 ‘일회용품 줄이기’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진정한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생활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실내 공간,

특히 집 안의 인테리어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인테리어는 단순히 예쁜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무엇을 사고 버릴 것인지, 얼마나 오래 쓸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선택의 연속이다

이 선택들이 모여 결국 쓰레기를 만들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기존 인테리어는 트렌드를 좇아 몇 년마다 가구를 바꾸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소품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소비를 유도해왔다.

 

특히 유행하는 브랜드 가구나 저가형 조립 가구는

내구성이 낮아 수년 내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결국 폐가구, 플라스틱 장식품, 유행 지난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이어져

대량의 생활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인테리어가 멋져 보일수록 실제로는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제로웨이스트 관점에서 인테리어를 바라보면, 질문의 기준이 달라진다.

 

‘예쁜가?’보다 ‘오래 쓸 수 있는가?’, ‘다시 쓸 수 있는가?’, ‘지금 있는 걸 활용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내가 실천하고,

효과적이었던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 팁 4가지를 가구, 수납, 재료, 습관으로 나눠

구체적으로 소개해보고자 한다.

 

공간을 바꾸는 것이 곧 환경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실내 인테리어

오래 쓰고 다시 쓰는 ‘가구’ 선택이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시작점이다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연 ‘가구 선택’이다.

가구는 공간의 뼈대이자,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저가형 가구는 MDF, 합성목재, 비닐 코팅재 등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로 만들어진다.

조립식 제품이기 때문에 수리도 어렵고, 고장 나면 그대로 버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구조는 저렴한 소비자 가격 뒤에 숨겨진 ‘단기 수명, 다량 폐기’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새로 가구를 구매할 때 몇 가지 기준을 세웠다.

 

첫째는 소재가 목재나 금속 등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오랜 내구성을 가진 것일 것.

둘째는 수리가 가능한 구조일 것.

셋째는 중고로도 잘 거래되는 유통 가치가 있을 것.

 

이런 기준을 기반으로, 나는 업사이클링 원목 가구 브랜드

리페어 가능한 금속 프레임 가구를 우선순위에 두고 고른다.

 

중고 가구 구매도 적극 활용한다.

당근 마켓에도 값싸게 팔거나 나눔을 하는 가구도 많이 올라오고 

수도권 근교에는 중고가구 리마켓 매장이 다수 있다.

 

이곳에서는 누군가에게는 쓸모 없어진 가구를, 내 공간에 맞게 새롭게 쓰는 방식으로 소비가 전환된다.

또한, 기존에 쓰던 가구도 칠을 다시 하거나 손잡이를 교체해 리디자인하는 방식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중요한 건,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가구는 유행이 지나도 오래 쓰인다는 것이다.

 

결국 가구는 ‘디자인’보다 ‘지속성’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려면 수납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보존하는 구조’여야 한다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에서 수납은 단순히 물건을 정리하는 공간이 아니라,

물건의 수명을 연장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막아주는 핵심 구조다.

 

수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는 자주 “어디에 뒀는지 몰라서” 같은 물건을 또 사게 된다.

특히 음식, 청소용품, 옷, 도구류는 잘 보관하면 몇 배는 오래 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수납 공간을 ‘숨기기’보다 ‘보존하기’ 중심으로 설계한다.

 

우선, 재질이 투명하거나 라벨링이 잘 된 용기를 사용한다.

내용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중복 구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납 용기 자체도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선택한다.

플라스틱보다는 유리, 금속, 천 소재를 선호하며,

오래된 유리병, 폐목 상자, 천 가방을 수납 도구로 재활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새로 사기보다 집에 있는 것을 활용하거나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납의 핵심은 공간의 ‘양’보다 ‘질’이다.

즉, 많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큰 수납장보다,

내가 자주 쓰는 물건만 담을 수 있는 적당한 수납함을 배치하는 것이 낫다.

 

이렇게 하면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사용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나에게 맞는 수납 구조를 만들면, 공간을 더 자주 점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게 된다.

 

수납은 공간을 숨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실천을 지속시켜주는 생활 구조다.

 

작은 변화, 지속가능한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를 위한 생활 습관

가구와 수납을 바꿨다고 해서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그 공간을 어떻게 쓰느냐, 그리고 어떤 습관이 그 안에 녹아 있는가다.

 

나는 생활 습관의 핵심을 ‘버리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쓰레기통은 집 안에서 가장 찾기 어렵게 배치했다.

 

자주 보이면 무의식적으로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대신, 재사용 가능한 봉투함과 분리보관함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어

버리기보다 다시 쓰기를 유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조명은 가능한 LED등으로 교체했고,

조도 조절이 가능한 시스템을 활용해 필요할 때만 사용하도록 설정했다.

 

자연 채광이 잘 드는 방향으로

책상과 테이블을 재배치함으로써 낮에는 조명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전자기기는 멀티탭으로 묶어 ‘하루 1번 전원차단’을 생활화했고,

작은 식물을 들여 실내 공기를 정화하면서 공기청정기의 사용 빈도를 줄이는 구조로 바꿨다.

 

마지막으로 나는 인테리어 리셋 주기를 없애는 연습을 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커튼, 러그, 벽장식 등을 바꾸는 대신,

중립적인 색상과 소재를 선택해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계절 소품이나 ‘한철 쓰고 버리는 장식품’의 소비가 현저히 줄었다.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는 결국 ‘버릴 게 없는 집’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결코 고가의 친환경 제품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덜 사고, 오래 쓰고, 고쳐 쓰는 습관으로 실현된다.